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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한국 경기 광주, 이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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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인가 목에 무언가가 걸려 있는 느낌이 들었다. 신물도 자주 올라왔다. 쇳덩이를 먹어도 소화시킬 자신이 있을 만큼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어딘가 고장이 난 것이 분명했다.

“역류성 식도염입니다.”

의사가 진찰 결과를 알려주었다. 신경성 또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위에서 나오는 소화액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식도에 염증을 유발하는 병이라고 했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 음식은 위에서 위산과 섞여 소화된 뒤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위산이 역류하게 되는 것이란다.

의사는 약을 처방하면서 주의해야 할 음식을 일러주었다. 탄산음료와 튀김류, 면류 등 평소 내가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눈치를 챘는지 의사는 이 병은 좋아졌다가도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재발한다며 음식을 가려 먹는 일을 생활화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의사의 지시대로 음식을 가려 먹으면서 하루에 몇 잔씩 마시던 커피, 출출할 때면 부담 없이 끓여 먹던 라면과도 안녕을 고했다. 처지가 이리되고 보니 마음대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지난날이 그리웠다. 문득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범사에 감사하라” 살전 5장 18절

범사(凡∙모두 범, 事∙일 사)는 말 그대로 모든 일을 뜻한다. 매 순간 어떤 일에든지 감사하며 살라는 말씀이다.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한 남자가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감기 한 번 크게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막막했을까. 병원을 찾은 그는 여러 가지 진찰을 받고 시신경이 끊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신경이 끊어진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건장한 남자가 하루아침에 시각 장애인이 된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며, 현재 내게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자고 되뇌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을 잊고 또다시, 감사할 것들이 넘쳐나는 하루하루를 살면서도 감사를 놓치고 사는 순간이 많았다. 내가 지금 걸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도 감사하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왜 이리 잊고 사는지. 부끄럽고 죄송하다.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병이 나쁘지만은 않다. 이런 병을 얻고 보니 과거에 대한 감사도 나오지만 이보다 더 괴롭고 힘든 순간을 주실 수 있으련만 이 정도의 일로 범사에 왜 감사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시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주야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물론 단지 전해 듣기만 한, 조상들이 겪었던 일들에까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던 다윗. 하나님께서 그런 다윗을 ‘내 마음에 합한 자’라 칭하셨던 것처럼 나도 이제부터라도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날마다 실천해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