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좋은 점에 초점 맞추기

부족한 점은 서로 감싸주고, 좋은 점은 아낌없이 칭찬하자. 그러려면 사랑의 눈[目]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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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너무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해요.”, “아이가 우유부단해서 걱정이에요.”, “아내는 다 좋은데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요.”, “남편은 성격 급한 것만 좀 고치면 좋겠어요.”, “우리 동생은 욕심이 진짜 많아요.” ⋯.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좋은 점보다는 불만인 것, 단점이라 여겨지는 부분을 꼬집어 말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 장점만 가진 사람은 없다. 단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나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더 크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장점이 열 개라도 하나의 단점에 연연해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가족 간 칭찬보다 질책을 더 많이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상대의 단점을 들춰내 고치려 하면 서로의 관계는 멀어진다. 사실,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깨닫고 고치려 해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기질이 있고, 그것이 가정환경이나 사회 환경 등 후천적인 요인과 뒤섞여 현재의 모습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건드리면 어느 누가 기분 좋게 받아들이겠는가. 자신의 기질을 쉽게 고칠 수 있다면 스스로 고민하는 일도, 타인과 갈등을 빚는 일도 없을 것이다.

동전의 양면, 장점과 단점

친구 사이인 A와 B가 어느 유명한 음식점에 갔다.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A가 볼멘소리를 했다. “음식은 맛있는데 대기 시간이 길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었어.” B의 평가는 달랐다. “음식 잘하는 식당은 붐비기 마련이지. 대기 시간은 길어도 맛있게 잘 먹었으니 기다린 보람이 있지 않아?”

장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장점이 곧 단점이 되기도, 단점이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엄밀히 말해 장점과 단점은 그것을 평가하는 사람의 기준으로 정해진다. 같은 사람을 가리켜 어떤 이는 “우유부단하다”라고 말하는 반면, 다른 이는 “신중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즉, 보는 사람이 좋게 여기면 장점, 나쁘게 여기면 단점이 된다.

평가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단점이라 여겼던 부분이 반드시 실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부족하다 여긴 부분이 오히려 힘의 원천이 되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동물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 군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렸다. “기린은 키가 너무 커서 적들에게 쉽게 발각된다.”, “개미는 너무 작아서 아무 쓸모없다.”, “힘없는 토끼가 뭘 하겠는가?” 그러자 대장인 사자가 소리쳤다. “키 큰 기린은 망을 보고, 작은 개미는 스파이로 활동할 것이다. 발 빠른 토끼는 전령이 되어라.”

위에 있는 두 파란색 원의 크기가 어떻게 보이는가. 파란색 원의 크기는 똑같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원의 크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뿐이다. 상대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 단점을 크게 보면 장점이 작아 보인다. 우리 뇌는 의도적으로 발견하려 들지 않으면 긍정적인 면을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차이를 용납하고 상대의 장점에 주목하자.

부족한 점 감싸주기

영롱한 진주를 가진 사람이 진주에 있는 작은 흠을 발견하고는 흠을 없애려 진주를 갈기 시작했다. 진주를 갈고 또 갈아도 흠은 없어지지 않았고, 결국 진주는 사라지고 말았다.

가족의 약점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없애는 데만 집중하지는 않는가. 약점만 보고 그것을 고치는 일에 급급하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가족의 흠을 용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도 무결점 인간이 아닌바, 사랑과 지지를 보내면서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혹 약점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살아가는 데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감싸주고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 누가 뭐래도 내 가족이 아닌가.

부모가 자녀의 약점만 바라보면 자녀는 약점만 가진 문제아로 자란다. 약점을 고치려 하면 할수록 약점은 더욱 눈에 띈다.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아이가 바르게 자라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인간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말했다. “상대방의 싫은 점을 고치는 간단한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장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약점을 고치고 싶다면 오히려 장점을 크게 보아야 한다. 아이가 좌절하지 않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약점을 감싸주면 상대는 그 일을 두고두고 고마워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결점이나 약점을 지적당하면 감정이 상하고,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은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을 누군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좋게 말해주면 얼마나 힘이 나겠는가.

손깍지를 끼면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을 다른 손이 덮으면서 꽉 맞물린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감싸주고 채워주는 게 진정한 가족이다. 그러할 때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어 손깍지처럼 결코 해체되지 않는 가족으로 단단히 묶인다.

좋게 보는 마음, 사랑

아일랜드 작가 마거릿 울프 헝거포드는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들어 있다”고 했고, 미국의 방송인 셈 레벤슨은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다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라”고 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의 좋은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관심 없이 건성으로 대하거나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면 단점만 눈에 띄지만, 장점을 찾으려 하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약속을 잘 지키는 것 등 어떤 것이라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도 가족의 좋은 부분을 발견하면 크게 칭찬하자. 적절한 격려와 칭찬은 상대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와 발판이 된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면 뭘 해도 예뻐 보이고 단점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마땅치 않게 여기는 사람은 온통 결점투성이로 보인다. 문제는 ‘사랑’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서는 장점만 보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핑크렌즈 효과(Pink Lens Effect)’라 한다. 마치 핑크색 안경을 낀 것처럼 사랑스럽게만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핑크렌즈 효과도 유효기간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상대의 부족한 모습이 보이고 장점이라 생각했던 부분마저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진정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보이더라도 이해하고 감싸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결국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결정한다. 상대의 좋은 점을 찾는 일은 나 자신까지 새롭게 변화하게 만든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말에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상대의 좋은 점에 초점을 맞추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갖게 된다. 상대방의 장점을 나의 입으로 말하면서 사람을 보는 시야도 보다 넓어진다. 따라서 칭찬은 듣는 사람뿐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까지 긍정적으로 변하게 한다.

타인의 단점은 눈에 잘 들어오는 반면, 정작 자신의 모습은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다. ‘상대방은 나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듯, 상대에게 보이는 결점은 나의 모자란 부분일 수도 있다. 상대에게 비치는 내 모습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내가 누군가의 부족한 점으로 괴로워할 때, 내 곁에 있는 누군가는 나의 결점을 감싸주느라 무던히 애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군자는 타인의 좋은 점을 말하고 약한 점을 말하지 않는다. 반대로 소인은 타인의 좋은 점은 말하지 않고 약한 점만 말한다.” 공자

사랑으로, 가족 간에 부족한 점은 덮어주고 감싸주며 좋은 점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자. 가족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며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은 어떠한 선물보다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