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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

가족 사랑 수기

잔잔하면서도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비 오는 날

장대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에 밖에 나갔다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겠지만, 저는 비 오는 날이 참 좋습니다. 문득 ‘비 오는 날이 왜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기억의 초점이 과거로 돌아가 초등학생 때에 머물렀습니다. 농사일을 하시는 부모님은 저희가 먹을 아침밥을 차려놓고 이른 새벽 논과 밭으로 나가곤 하셨습니다. 하루는 아침밥을…

한국 서울 윤주영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어린 나이에 종갓집에 시집와 시부모 봉양에 시동생들 뒷바라지에 5남매 낳아 기르며 고된 농사일까지. 엄마는 정말이지 일복을 타고난 사람이었습니다. 거기에 살림살이는 점점 기울어져 가고, 큰언니 수술과 더불어 아빠의 건강도 나빠져 엄마는 공장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밤이 되어 집에 돌아오면 밀린 집안일 하느라 편히 쉬지도 못하셨지요. 그땐 세탁기가 없을 때여서 추운 겨울에…

한국 인천 김순호

따뜻한 하루

갑자기 등에 담이 오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고 말하기도 힘든 날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통증이 더해, 설거지와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방에서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을 자려고 해도 쉽게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등이 아프니 똑바로 눕기도, 옆으로 눕기도 힘들고, 기침에 열까지 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혼자 끙끙 앓고 있자니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생각이…

한국 인천 서현주

37년 만의 고백

엄마는 곱디고운 스물네 살에 버스 한 대 다니지 않는 외딴 시골에 시집와, 시부모님 모시며 시동생과 자식 삼 남매 뒷바라지를 하셨습니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형수로서 그 역할에만 충실하여 살다 보니 자신의 이름은 잊은 지 오래되셨지요. 그런 엄마가 어느덧 61번째 생신을 맞으셨습니다. 온 가족이 다 모인 자리, 손주들의 사랑 공세가 끝나갈 무렵…

한국 구미 박영경

남편의 기도

제가 진리를 영접하기 전, 저희 가정은 대화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난 후 저희 가정에는 많은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우울했던 저의 삶을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바꿔주신 후부터 남편은 변화된 저를 보고 비록 더딘 믿음이지만 하나님이 계심을, 그리고 그분이 아버지 어머니이심을 마음에 새기며 깨달음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제게 할 얘기가…

한국 의정부 오혜인

사랑하면 쉬운 양보

“엄마가 바라는 것은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둘이서 잘 지내는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아이들이 싸울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초등학생인 딸과 아들은 꾸지람을 듣는 순간은 반성하는 것 같지만 돌아서면 또다시 싸우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둘이 잘 지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한 번 양보할…

한국 대구 권순혜

남편의 아침

아침잠이 많다 보니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준 날이 많았습니다. 어쩌다 잠을 설쳐 일찍 일어나는 날에도 남편은 회사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먹으면 된다며 식사보다는 저의 컨디션을 더 염려했습니다. 하루는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빈속으로 출근하면 얼마나 속이 허할까?’ 그날 저녁, 남편의 아침을 차려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장을 봤습니다. 혹여나…

한국 화성 김윤옥

노력으로 변화되는 가정

퇴근하고 돌아오면 늘 피곤에 찌든 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아내는 “어서 오세요. 오늘 많이 힘들었죠?” “와! 남편이다. 보고 싶었어요” 하고 반기며 미소 띤 얼굴로 저를 맞아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뚝뚝하게 “네” 하고 내뱉은 한마디가 전부였죠. 아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매일같이 웃으면서 저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난 어느…

한국 김포 백광운

무엇을 줄까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깬 다섯 살 딸아이가 눈을 비비며 다가왔습니다. “아빠! 회사 가는 거야?” “응, 아빠 회사 가려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딸아이에게 저는 서랍 속에 있던 작은 비스킷을 내밀었습니다. “윤지야! 아침 먹고 나서 이 과자 먹어.” “아빠가 나한테 주는 거야?” “그래. 윤지 밥 잘 먹고, 과자도…

한국 대전 여인원

부모의 기쁨과 행복은

저희 가족은 편찮으신 시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위스콘신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병이 있다는 걸 감추어 오신 시어머니가 이제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어 조금이나마 함께할 기회를 갖고자 급작스럽게 떠나는 길이었습니다. 시어머니 걱정도 많이 되고, 어린 세 딸들을 긴 시간 동안 카시트에 앉혀 놓아야 했기에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부지런히…

미국 WA 시애틀 크리스티

한 사람이 힘들고 아플 때

얼마 전, 배가 점점 아프다가 고열이 나더니 나중에는 구토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지요.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하나를 받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하지만 뚜렷한 병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슨 병인지 알 수가 없으니 입원실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의사와 대면하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니, 몸도…

한국 김제 김상선

날마다 특별한 날

어느 화요일이었습니다. 늘 하던 대로 남편 출근을 도와준 뒤 아이들이 등교 준비를 하는 동안 방에 잠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 제 앞에 아이 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다가와서는 동시에 말했습니다.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평소 안 하던 말을 하니, 무슨 일인가 싶어 물었습니다. “응? 갑자기 왜?” “그냥요. 엄마에게 뭐 사 드리고…

한국 의정부 조윤주

붕어빵 아빠와 딸

“엄마! 왜 나는 엄마 안 닮았어?” “무슨 소리! 엄마 딸인데 왜 엄마를 안 닮아?” “거짓말! 오늘도 동네 아줌마가 ‘딸들이 다 엄마를 닮아 이쁘네요’ 하면서 언니들한테는 엄마 닮았다 하고 나 보고는 ‘아이고, 막내는 아빠를 닮았나 보네요’ 했잖아. 그래서 엄마랑 언니들이 다 웃었잖아.” 어릴 적, 언니들과 엄마 손잡고 나가면 어김없이 듣는 말이었습니다.…

한국 전주 고수정

찹쌀도넛 두 개

교회에서 학생부 모임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집에 계신 엄마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나 모임 끝나서 집에 가고 있어.” “응. 서현아, 근데….” “응?” “엄마 찹쌀도넛이 너무 먹고 싶다.” 저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고 가방을 뒤졌습니다. 가방에서는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지폐 한 장과 백 원짜리 동전 몇 개가 나왔습니다. 찹쌀도넛…

한국 서울 김서현

내게 힘이 되는 사람

근래에 개인적으로 준비할 일이 있어 며칠을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8시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니 불이 켜져 있고, 식탁에는 마트 전단지가 활짝 펼쳐져 있었다. 웃음이 나왔다. 퇴근하고 먼저 돌아온 남편이 현관문에 붙은 전단지를 보고 장을 보러 간 거다.…

한국 화성 안하정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나는 비가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중충한 날씨를 보면 기분이 가라앉는 것도 그렇지만 옷과 신발이 젖어 축축하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울고 갈만큼 정확하게 비를 예보하는 관절 때문에 신경통에 시달리는 것도 싫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런 내가 빗속을 걸으며 피식 웃음 지을 때가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나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

한국 군포 최재정

엄마를 대신한 사랑

“미숙아, 딸기 먹으러 와.” “미숙아, 옥수수가 너무 맛있게 됐어. 쪄 놓을 테니 와서 먹어.” “미숙아, 산에 가서 두릅이랑 취나물 뜯었는데 너무 맛있어. 먹으러 와.” 먹을 것이 생길 때마다 부르는 큰언니. 육 남매의 맏이인 큰언니는 내가 바쁘다는 걸 알면서도 맛있는 것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연락을 한다. 언니 집에는 대형…

한국 서울 권미숙

행복한 과제

방학이 끝나기 전에 중학교 2학년 아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부모님 직업 체험’. 유통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한 통에 18㎏이나 되는 식용유를 하루에 수백 개씩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매우 고된 일이라 남편은 잠시 망설이다 동의했고, 아들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아빠 일을 체험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아들은…

한국 의정부, 권성은

아들이 차려준 저녁을 먹으며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뜬금없이 말했습니다. “엄마, 내가 엄마 밥 한 끼 차려주고 싶어.” “학교에서 요리하는 법 배웠니?” “아니, 엄마는 나한테 밥 많이 차려줬는데, 나는 엄마한테 밥을 한 번도 차려준 적이 없어서 밥 한 끼 차려주고 싶어.” 아들은 오므라이스를 만들 거라고 했습니다. 할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요리법을 알아본다더군요.…

한국 파주, 박경숙

가장 큰 선물

며칠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어쩌다보니 하루 종일 식사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딸아이가 쏜살같이 뛰어나와 그림 편지를 내밀며 “엄마, 생일 축하해요”라고 하더군요. 노란색 종이에 볼펜으로 얼굴은 크고 몸은 작은 사람을 그려 놓고 엄마라고 했습니다. 아직 글씨를 쓸 줄 몰라 글은…

한국 대구, 최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