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아침마다 출근하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해줄게!”
남편이 비장한 모습으로 선언했습니다.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저와 딸은 당황했습니다.
“뭐야, 우리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아님 이거 벌칙이야?”
그러자 남편은 ‘벌칙’으로 생각할 정도냐면서 “그동안 표현을 너무 안 한 것 같아 이제라도 해보려고 한다”며 웃더군요.
남편의 말에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신혼 때는 인사도 잘하고 사랑 표현도 많이 나누었는데,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저도 일상에 젖어 어느 순간부터 기본적인 인사나 관심 표현에 소홀해졌습니다. 반면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사랑한다는 말과 행동으로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정작 제일 가까운 남편에게는 무심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남편이 노력하듯 저도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 배운 사랑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남편은 ‘사랑해 선언’을 한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보답하고자 저는 딸과 함께 아침마다 현관에서 남편을 배웅하며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우렁차게 외칩니다.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처음에는 남편도 저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사랑의 배웅 인사가 빠지면 서운합니다.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니 행복이 넘치고 웃음이 배가되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