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둔한 마음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

한국 성남 김윤아

조회 10,123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복음을 전할 시간이 예전만큼 없었습니다. 봉사를 비롯해 하나님 안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이 복받는 일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직접 말씀을 전해서 열매를 맺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하루는 모처럼 시간이 나서 한 식구와 진리를 전하러 나갔습니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복음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고 오리라 마음먹고 나선 걸음이라 설렜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하기는커녕 제 눈은 말씀을 들어줄 것 같은 인상 좋아 보이는 사람만 찾았습니다.

그러다 저만치서 빨강 머리에, 십자가 귀걸이를 치렁치렁하게 한 아가씨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저 사람은 듣지 않을 거야’라고 판단했습니다.

옆에 있던 식구는 달랐습니다. 어느새 아가씨에게 다가가 유월절 만찬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유월절의 떡과 포도주를 먹으면 죄 사함을 받는다고요?”

뜻밖에도 청년은 말씀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유월절에 얼마나 큰 하나님의 축복이 담겨 있는지 듣고 난 청년은 봇물 터트리듯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다시 만날 약속까지 하는 동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가슴이 벅찼습니다.

약속한 날, 시온에서 청년의 성경 공부가 이어졌습니다. 질문이 어찌나 많은지 공부는 금세 끝나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자세히 살피고 마침내 진리를 깨달은 청년은 즉시 새 생명으로 거듭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안식일이었던 다음 날, 자매님은 하나님의 교회에 관한 비방 자료들을 접하고도 시온에 왔습니다. 가족에게는 “내가 잘 알아보고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야무진 자매님은 영혼 세계에 특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성경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며 말씀들을 심비에 꼭꼭 새겼습니다.

자매님이 공부하는 동안 옆에서 함께 말씀을 들은 저도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늘에서 지은 내 죄가 얼마나 큰지 다시금 깨달았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셨기에 하늘나라에서 이 땅까지 오셨다는 사실도 재차 되새겼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 겪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시온에 거한 지 오래되었지만 믿음이 자란 시기는 고등학생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열매를 허락해 주셨는데 식구가 성경 공부할 때 옆에서 들으면서 함께 믿음이 자랐습니다.

그간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 구원에 감사하는 마음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던 저를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열매로 깨우쳐주셨습니다. 자매님은 우둔해진 제 마음을 일깨워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진리에 확신을 가진 자매님은 이제 가족을 진리로 인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자매님이 복음의 뜻을 이루고, 새벽이슬 같은 청년이 하나님께 나아와 즐거이 헌신한다(시 110편 3절)는 예언의 주인공으로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항상 기도드립니다. 저 역시 믿음이 우둔해지지 않도록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는 데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