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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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이란 제목의 뉴스가 인터넷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렁이게 했습니다. 치매에 걸린 한 할머니가 보따리를 들고 계속 왔다 갔다 한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할머니의 말에 수소문 끝에 딸이 있는 병원으로 모셔다 주었습니다. 딸을 만난 할머니는 손에 꼭 쥐고 있던 보따리를 주섬주섬 풀었는데, 보따리에서 꺼내 놓은 건 식어버린 미역국과 나물 반찬, 하얀 밥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은 한파가 들이친 수능 날에도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 어느 시장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경찰이 사고를 당한 아주머니를 병원으로 이송하려 하자, 아주머니는 병원보다 김밥 사는 게 급하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수능 치르는 딸에게 도시락을 못 싸준 게 못내 마음에 걸려 김밥을 사러 나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두 모녀를 차에 태워 수험장으로 향했고, 아주머니는 딸이 무사히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자식은 일분일초도 잊을 수 없고,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나도 자식에게 상처 주는 일은 털끝만큼도 용납할 수 없는 분, 어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