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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손길

한국 서울 유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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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말라버린 호수에서 물고기들을 구출하는 영상을 봤다. 비가 오지 않아 물이 거의 없는 호수에는 많은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사람들은, 군데군데 남은 물웅덩이에 바글바글 모여 입만 겨우 내밀고 뻐끔대는 물고기들을 뜰채로 떠 커다란 수조에 넣었다. 물이 충분한 큰 호수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수조에 물고기를 너무 많이 채우면 산소가 더 빨리 부족해지기에 물고기들이 죽기 전에 신속히 큰 호수로 옮겨야 했다. 한마디로 모든 물고기를 한 번에 구출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수조가 꽉 차자 어쩔 수 없이 작업을 멈추고 서둘러 차의 시동을 걸었다.

먼 거리에 있는 큰 호수로 이동해 수조의 물고기들을 풀어놓자 조금 전 거칠게 호흡하던 모습은 간데없이 물고기들은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자유롭게 헤엄쳐 갔다. 조그만 물웅덩이에서 옴짝달싹 못 하다가 넓은 호수를 만났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영상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른 호수에 남겨진 물고기들은 웅덩이의 물마저 증발하고 나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그 전에 새와 동물의 먹이가 될 수도 있다. 나도 시골 출신이라 가뭄으로 저수지 물이 바짝 말랐을 때 작은 웅덩이에서 순식간에 양동이 반은 차도록 물고기를 잡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뜰채에 건져진 물고기들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웅덩이에 고인 얕은 물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물고기들의 처지에, 지구 곳곳에서 홍수, 지진, 산불, 전쟁, 전염병 등 온갖 재앙으로 신음하는 인류가 겹쳐 보였다. 전쟁의 포화로 뒤덮인 조국을 떠나 정착할 나라를 찾는 난민들, 엉겁결에 당한 자연재해에 보금자리를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된 이재민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나라들⋯. 인류는 눈앞에 닥친 절망적인 상황에 몸 둘 곳,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불안해하고 있다.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희망을 볼 수 있을지 알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을 어찌해야 할까.

뜰채로 물고기를 구출한 사람들처럼 나도 구원의 뜰채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언약 유월절을 통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하루빨리 재앙 가운데서 건져내 구원의 처소 시온으로 인도해야겠다. 넓은 호수를 자유롭게 누비던 물고기들처럼 사망, 고통, 슬픔이 없고 행복과 기쁨만이 넘치는 천국에서 온 우주를 자유롭게 날아다닐 그날이 기다려진다.

하나님께서 내미시는 구원의 손길을 먼저 받은 우리는 정말 천복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구원을 허락하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진정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