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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담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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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어느 비 오는 날 오후, 한 파출소 앞을 초등학생 두 명이 서성거렸습니다.

“형이 먼저 들어가”, “같이 들어가자”, “안 되겠어”, “왜”, “부끄러워” ⋯

옷이 젖는 줄도 모른 채 한참 동안 주저하는 아이들을 한 경찰관이 발견해 파출소 안으로 데려갔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한 아이가 수줍게 검은 비닐봉지를 내밀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경찰관 아저씨들 고생하셔서⋯.”

봉지 안에 든 것은 따뜻한 캔 커피 다섯 개였습니다. 매일 아침 학교 앞에서 교통지도를 하는 경찰관 아저씨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해 용돈을 털어 산 것이었지요.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한 경찰관들은 학용품을 선물하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민 커피는 추운 겨울 경찰관들의 얼어붙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덥혔습니다.

“세상에서 감사를 표하는 이의 행동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다.” 프랑스 작가 라브뤼예르(La Bruyè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