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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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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이 어둡게 감도는 달 표면에 사람의 발이 닿는 순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이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지구의 대기권 밖 천체에 처음 착륙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달에 사람을 보냈다가 귀환시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원대한 프로젝트 ‘아폴로 계획’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25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비용, 40만여 명의 과학·기술자의 지식과 기술이 총동원돼 거둔 성과였다.

달 탐사에 나선 우주비행사들이 입은 우주복에도 관심이 쏠렸다. 우주비행사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함은 물론 달에서의 활동 편의성까지 갖춘 우주복은 20세기 과학 기술의 총체였다. 우주복은 300도에 달하는 달의 극심한 일교차를 견디고, 산소 등 기체의 압력을 유지해 착용자가 안정적으로 호흡할 수 있게 했다. 강력한 태양열과 방사능, 우주먼지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통신장비와 배설 보조장치까지 갖췄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우주선’이라고 불리는 이 우주복은 첨단 군수업체가 아니라 뜻밖에도 유아·여성 속옷 전문 회사 재봉사들이 만들었다. 재봉사들은 여러 가지 기능성 직물 21겹을 덧붙이고 이를 신체 부위의 특징에 맞게 4천 조각으로 재단한 후 손과 재봉틀로 한 땀 한 땀 기웠다. 옷핀 자국 하나도 용납되지 않는 고난도의 정교한 작업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손에 우주비행사의 생명과 안전이 달렸다는 긴박한 사명감으로 작업에 임했다.

우주 공학자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맞춤형 수제 우주복은 달 표면의 극한 환경을 견딜 만큼 튼튼하고, 착용자가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울 수 있을 정도로 섬세했다. 그 우주복을 입은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서 폴짝폴짝 뛸 때 재봉사들은 마치 자신들이 달에 간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재봉사의 이름이 일일이 거명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공로는 우주 탐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수놓았다. 아폴로 우주복은 이후 모든 우주복의 기본 틀이 되었으며 우주 산업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달에 사람을 보내는 목표를 이루고자 로켓 관련 지식과 기술부터 재봉사의 바느질 솜씨까지 보탰듯, 새 언약 복음을 온 땅에 전하는 일에도 협업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지식·언변·리더십·지혜·기술·추진력과 같은 능력과, 교회와 형제자매를 보살피는 살뜰한 마음을 우리 각자에게 소용대로 주셨다. 자신의 힘이 보잘것없다며 물러서지 말고 우리에게 주신 각양 능력을 세계복음 완성에 쏟자. 마음과 뜻을 합하고 모든 정성을 기울여 구원의 소식을 온 땅에 전하자. 전 세계 인류가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소망을 신속히 이루자. 하나님의 간절한 소망이 곧 우리 모두의 소망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