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길, 엄마가 차에서 먼저 내리고 아들이 도로에 발을 막 내디딘 순간이었다. 갑자기 땅이 푹 꺼져 아들이 차와 함께 거대한 구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휘청이던 엄마는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구덩이에 뛰어든다. 구덩이가 언제 더 꺼질지,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걸쳐 있는 대형 트럭이 언제 덮칠지는 안중에 없다. 외신에 보도된 폐쇄회로(CC) TV 영상 속 광경이다.
어머니가 자신보다 자녀를 우선시하는 행동은 자녀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콧에 따르면, 어머니는 출산 직전부터 출산 후 몇 주간 ‘일차적 모성 몰두’ 상태에 돌입한다. 자신의 주관성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전적으로 집중하는 상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배고픔, 목마름, 졸림 등 기본적인 욕구를 스스로 충족할 능력이 없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하지도 못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어 젖힐 뿐인데, 엄마는 아기의 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필요한 것들을 알맞게 제공한다. 엄마는 ‘몰두’라는 말 그대로 아기에게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열중한다. 숨은 제대로 쉬는지, 배가 고프지는 않은지, 주위 환경이 아기에게 위험하지는 않은지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면서 정작 자신은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소하지 못한다. 이 과정은 아이의 신체, 인지 기능이 어느 정도 발달하기까지 이어진다. 덕분에 아이는 자신이 살아 존재하고 있음을 계속 느끼며 자아를 형성해 간다.
자녀에게 헌신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하늘 세계의 이치를 보여주는 그림자다(히 8장 5절). 성경에는 우리 영혼을 창조하신 하늘 어머니의 존재가 창세의 역사에서부터 언급된다(창 1장 26~27절). 하늘 어머니께서는 우리를 “관심의 전부이자 삶의 전부”라 하시며 영혼의 호흡은 잘하고 있는지, 영의 양식은 잘 먹고 있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돌보신다. 당신의 안위는 뒤로하신 채 온 신경을 하늘 자녀들에게 쏟으신다. 우리의 죄가 가시 되어 아프게 찔러대도 어머니께서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길 주저하지 않으신다. 묵묵히 품어 안고 참아내며 올리시는 기도로, 미완성품인 우리가 하늘에 속한 형상으로 완성되어 간다.
그 사랑의 크기와, 이면에 가려진 아픔은 사랑을 실천해 볼 때라야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다. 누군가를 자신보다 중히 여겨 온 관심을 쏟고, 매일 그를 위해 기도하며, 보답을 바라지 않고 베풀며, 때때로 받는 상처에도 굴하지 않고 오래 참아본 사람은 안다. 왜 어머니의 사랑을 차원 높다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