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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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원망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학창 시절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간 뒤로 아버지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결혼해 가정을 꾸린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얻었습니다. 자신은 결코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루는 오랜 스승을 만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고지식한 분이세요. 어릴 때 조금만 잘못해도 불호령이 떨어졌죠. 곁에 다가가기조차 두려웠어요. 육 남매 모두 무슨 일이 있으면 어머니만 찾았어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도 고생 많이 하셨죠.”

잠잠히 듣고 있던 스승이 진지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도리에 안 맞는 일이겠지만, 어디 한번 아버지가 자네 아들이라 가정하고 말해보겠나?”

남자는 당황스러웠지만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스승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제 아들은요, 마음은 안 그런데 표현이 참 서툴러요. 그래서 오해도 많이 사요. 가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늘 주위만 맴돌죠. 외롭고 힘들어도 내색 한번 안 해요. 강하게만 보이려는 모습이 가엽고 딱해요.”

결국 남자는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