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독일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동굴 탐사를 하던 한 과학자가 떨어지는 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지하 1000미터. 63빌딩 네 채를 한 줄로 이어 놓은 깊이입니다. 두 명의 동료 중 한 명은 그의 곁을 지키고, 나머지 한 명은 좁은 미로와 수직 통로를 거쳐 12시간 만에 동굴을 빠져나와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조난 사실을 알게 된 독일 정부는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습니다. 다섯 개의 캠프가 설치되었고, 인접 국가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출신의 의료진과 전문가 등 700명 이상이 구조에 참여했습니다. 동굴 내부가 매우 복잡한 데다 물웅덩이, 절벽까지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구조대는 부상자를 들것에 실어 조금씩 끌어올리며 11일 동안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구조대원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으며, 작전을 맡은 팀장은 “유럽의 산악 구조 엘리트들이 총집합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아낌없이 펼친 이 유례없는 구조 작전에,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