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가 비행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조종사가 외부 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고 조종하는 ‘시계(視界) 비행’과 전적으로 계기에 의존하며 관제 기관의 지시를 받는 ‘계기(計器) 비행’입니다.
시계 비행의 경우, 기체를 거꾸로 하거나 회전을 많이 하다 보면 아무리 유능한 조종사라도 비행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바다가 하늘처럼 보이기도 하고, 야간의 불빛이 지상의 것인지 하늘의 별빛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기체는 급강하하고 있는데 급상승하는 것으로 착각해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사고도 종종 일어납니다.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종사가 믿어야 할 것은, 자신의 느낌이나 판단이 아닌 계기판입니다. 비행 착각에 빠졌다는 사실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계기판의 정보를 신속히 읽어내어 대처해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한 채, 자신만 과신하다가는 불행한 최후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착각을 신념인 양 오인하지 않으려면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늘 경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