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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함이라

사무엘상 1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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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아! 너희가 싸우러 온 것이 맞느냐? 그렇다면 나를 대적할 만한 사람을 하나 내보내라. 그가 나를 죽이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되겠고, 내가 그를 죽이면 너희가 종이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할 것이다! 왜 아무도 나오지 않느냐? 너희 중에 용사가 이리도 없단 말이냐?”

이스라엘 땅을 침범한 블레셋 군사와, 이에 맞선 이스라엘의 군사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진을 친 가운데 블레셋 장수 하나가 나와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며 싸움을 걸기 시작한다. 그의 이름은 골리앗. 키가 여섯 규빗하고도 한 뼘(약 3미터)에 달하는 거구에 놋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하고 엄청나게 큰 창을 휘둘러댔다. 그 모습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 사울왕과 이스라엘 군사들은 골리앗이 사십 일을 조석으로 나와 조롱해도 감히 싸울 엄두를 못 낸다. 이때, 소년 다윗이 아비 이새의 심부름으로 형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장을 찾았다가 골리앗의 소리를 듣고 격분하여 사울왕 앞에 선다.

“왕이시여, 저 자로 인해 어느 누구도 낙담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나가서 싸우겠습니다. 나는 아비의 양 떼를 지키다 짐승이 양을 잡아가면 그것이 곰이나 사자라 해도 쫓아가서 쳐 죽이고 양을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저 블레셋 사람도 그 짐승들과 같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자와 곰의 발톱에서 나를 건져내셨듯 저 자의 손에서도 건져주시리라 믿습니다.”

극구 말리던 사울왕은 다윗의 뜻이 확고함을 알고 출전을 명한다. 다윗은 사울이 준 갑옷과 칼이 익숙지 않아 던져버리고 목동의 지팡이와 시내에서 주운 매끄러운 돌멩이, 물매를 가지고 골리앗에게로 나아가 크게 소리친다.

“막대기를 들고 나오다니, 내가 개로 보이느냐? 오냐, 내 너를 죽여 새와 들짐승의 밥이 되게 해주마!”

골리앗이 어린 다윗을 우습게 여기며 저주를 퍼붓자 다윗이 크게 소리친다.

“너는 칼과 창을 가지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왔노라! 하나님께서 오늘 너를 내 손에 붙이시리니 내가 너의 머리를 벨 것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신 것과 전쟁의 승리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온 땅으로 알게 하리라!”

마침내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사람. 그런데 별안간 골리앗의 육중한 몸이 바닥에 쿵 쓰러진다. 다윗이 물매로 던진 돌멩이가 골리앗의 이마에 정확히 박힌 것이다. 이에 다윗이 쓰러진 골리앗에게 달려가 그 머리를 베니, 용사를 잃은 블레셋 군사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고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둔다.

가장 열세인 약자(弱者)가 천하무적의 강자(强者)와 맞붙은 상황을 흔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거인 용사 골리앗과 양치기에 불과했던 소년 다윗. 얼핏 보면 전형적인 강자와 약자의 대결 같다. 하지만 실상은 ‘자기의 능력을 믿은 자’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한 자’의 대결이다. 자신의 약함을 알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능력을 구하여 덧입은 다윗을 어찌 약자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함이라”(고후 12장 10절) 하심과 같이 스스로 약한 것을 아는 자가 가장 강한 자이다. 약하기에 자기의 능력을 믿지 않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며 도우심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날마다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의 강함을 덧입자. 놀라운 승리를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