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세르퉁은 히말라야산맥 중턱에 위치한, 등산 애호가조차 오르기 쉽지 않은 산악 지역입니다. 그곳에도 하나님의 교회가 있고 엘로힘 하나님을 사랑하는 시온 가족이 있습니다. 누군가 걷고 또 걸어 새 언약 복음을 전해준 까닭입니다.
1월 2일, 새해 시작과 동시에 네팔 각지에서 복음 사명을 다하는 목회자 19명과, 네팔 출신으로 이웃 나라 인도에서 복음에 헌신하는 목회자 3명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이튿날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그간 말로만 듣던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전),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아버지전) 관람에 나섰습니다.
오전 9시 30분, 어머니전이 열린 서울관악교회를 방문한 목회자들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작품 번역집을 받고 질서 정연하게 전시장에 들어간 이들은 한국의 발전상 뒤에 가려진 부모 세대의 희생을 확인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손수건과 티슈가 젖어 들었지만, 작품 번역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캐는 한국 어머니의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둡고 숨 쉴 수 없는 물속이 얼마나 두려울지 상상이 안 됩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은 어디서 왔을까요. 우리를 향한 하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팔 툴시푸르, 수바스 KC 전도사
한 목회자는 염낭(허리에 차는 작은 주머니)을 보고는 자신의 어머니도 옷 속에 이런 것을 차고 있다가 이따금 꺼내서 용돈을 주셨다며 반가워했습니다.
진한 감동을 안고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으로 이동한 목회자들은 아버지전을 관람하며 유년의 추억 속 아버지 사랑을 곱씹었습니다. 초입에서부터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던 어머니전에 비해 아버지전에서는 다들 조용히 차오르는 눈물을 훔치기 바빴습니다. 누군가는 호미와 곡괭이를, 누군가는 군복을 보며⋯. ‘눈물 버튼’은 저마다 달랐지만, 그 의미는 같았습니다.
하루에 두 전시회를 모두 관람한 목회자들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에게 어떻게든 많은 걸 주려고 하잖아요. 한국도, 네팔도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똑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네팔 순다르하라이차, 수디프 파탁 전도사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정말 무더운 곳으로 가서 위험을 무릅쓰고, 힘든 상황 속에서 가족을 부양해 온 한국의 아버지들은 네팔의 아버지들과 정말 비슷합니다. 물론 하는 일은 다르겠지만 아버지의 희생은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네팔 닐칸타, 우메스 토커 전도사
전시회를 관람한 목회자들의 소감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 부모님의 사랑은 방식만 다를 뿐 헤아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사랑의 기원이 하늘 부모님이었음을 목회자들은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깨달음은 복음의 각오로 승화됐습니다.
“아버지전 마지막 관에 십자가 희생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그 엄청난 고통을 겪은 이 땅에 다시 오셔서 힘든 세월을 감내하며 새 언약을 회복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을 만방에 전하는 선지자가 되겠습니다.” 네팔 랄릿푸르 수나코티, 슈레시 바얄코티 전도사
“산골에 사는 식구를 만나러 갈 때 하늘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차가 들어갈 수 없어서 식구를 만나려면 4~5시간을 걸어야 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본을 보이셨기에 저도 그 길을 갈 수 있었고 그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아버지 어머니를 끝까지 따르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네팔 키르티푸르, 아모드 쿠마르 반다리 전도사
네팔과 인도의 형제자매에게 전달할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가슴 가득 꾹꾹 눌러 담은 목회자들. 이들이 각지에서 써 내려갈 복음 역사가 사뭇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