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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행동

한국 대구 한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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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구 환경을 깨끗하게 돌보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Mother’s Street(어머니의 거리)’ 정화활동이었습니다. 아세즈(ASEZ) 현지 회원들은 물론 장년, 부녀, 학생 등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아침 8시에 탄중 리팟 해변에 모였습니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코타키나발루에서도 탄중 리팟 해변은 특히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명소입니다.

멀리서 본 해변은 아름다웠지만 곳곳에 쓰레기가 많았습니다. 파도에 떠밀려 온 페트병, 바위 사이에 낀 천 조각들, 해변 중간에 묻혀 있는 폐타이어까지⋯.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해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곧장 장갑을 끼고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모래로 뒤덮여 오래 방치된 폐기물들은 쉽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체력은 급속도로 방전됐습니다. 몸을 숙이고 쓰레기를 줍느라 허리도 아파왔습니다.

문득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힘들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지친 기색 없이 묵묵히 봉사에 임하는 식구들의 모습을 보니 덩달아 힘이 솟았습니다. 쓰레기를 가득 담은 포대자루를 함께 운반하며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봉사활동을 마칠 즈음 해변은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쳐다봤습니다. 박수를 보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음 날 코타키나발루 지역 신문에 저희의 봉사활동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것을 보며 봉사의 선한 영향력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봉사는 타인을 위한 행동이라 생각했습니다. 해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경험해 보니 봉사는 다른 이들과 마음을 모으고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우는, 저를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봉사의 참의미를 깨달은 지금, 어디서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푸른 자연을 지키는 일에 더 열심 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