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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내시경 후

한국 순천 김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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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했다. 예전에 남편이 일반 내시경을 하고 힘들었다고 해서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수면 내시경을 선택했다. 수면마취제를 맞고 1초, 2초, 3초. 기억이 끊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검사가 끝난 뒤였다. 아무 고통 없이 내시경 검사를 받게 해주신 하나님께 절로 감사가 나왔다.

병실에서 쉬고 있는데 담당 의사가 회진을 왔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만 할 뿐 검사 결과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내가 물으니 의사 선생님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까 마취에서 깼을 때 사진까지 보여드리면서 다 설명해 드렸는데요! 설명 듣고 고개도 끄덕이셨잖아요.”

선생님 말에 헛웃음이 났다.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어 있는 듯 보여도 실상은 자고 있는, 가수면 상태였던 것이다. 선생님은 확실하게 잠이 깬 나에게 다시 한번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영적으로도 가수면 상태라면 하나님 말씀을 아무리 알려주어도 들리지 않겠구나 싶었다. 말씀이 들리지 않으니 기억에 남지 않을 테고, 기억하는 바가 없으니 말씀대로 실천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잠든 자녀들을 생명의 말씀으로 흔들어 깨우신 것처럼, 나 또한 시대를 분별 못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밝게 비춰주리라. 모두 영적 잠에서 깨어나 구원의 길로 나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