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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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
「2」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한 데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아름답다’의 뜻풀이입니다. 보기 좋고 훌륭하다는 의미의 최상급 표현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답다’는, 본디 ‘알밤(아)답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옛 어른들이 남의 집 자녀에 대한 칭찬으로 ‘깎아놓은 밤톨 같다’, ‘알밤같이 잘생겼다’며 알밤에 빗대어 말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지요.

그런데 알밤은 어째서 보기 좋고 훌륭한 것의 표본으로 거론되었을까요? 가시투성이인 밤송이가 잘 영글면 네 갈래로 벌어지면서 속에 있는 매끈한 밤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밤톨은 진갈색의 단단한 겉껍질에 싸여 있는데, 그것을 까면 율피로 뒤덮인 알맹이가 나오지요. 율피는 부드럽긴 하지만 맛이 떫어서 그냥 먹으면 밤의 고소한 맛을 느끼는 데 방해가 됩니다.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율피를 결 따라 정성껏 벗겨내고 나면 그제야 뽀얗고 탐스러운 알맹이가 나타나지요.

가시투성이에 이어 딱딱한 겉껍질, 부드럽지만 떫은 속껍질까지, 그렇게 몇 차례 벗겨내는 수고를 들인 뒤에야 마침내 맛볼 수 있는 밤. 그 참모습을 더없이 보기 좋고 훌륭하게 여긴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