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과 도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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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활, 각궁(角弓). 물소 뿔이 들어가기에 ‘뿔 각(角)’ 자를 써서 각궁이라 합니다. 각궁은 물소 뿔 외에도 대나무, 뽕나무, 참나무, 쇠심줄, 화피(벚나무의 껍질)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한 합성궁으로서, 각각의 재료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힘이 커 탄력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양 끝을 잡고 있는 현(활시위)을 풀면 활이 거꾸로 뒤집혀 둥글게 말릴 정도이지요.

각궁은 성능이 우수한 만큼 만드는 과정이 정교하고 손이 많이 갑니다. 재료를 준비하고 가공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족히 일 년은 걸리지요. 각궁 제작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 도지개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도지개는 나무로 만든 눈썹 모양의 틀로서 활 모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둥글게 말린 활을 뒤로 젖혀 도지개로 단단히 묶어 두어야 현을 걸 수 있지요. 새로운 활뿐 아니라 오래되어 뒤틀린 활을 바로잡을 때에도 반드시 도지개가 필요합니다. 각궁이 각궁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길들여주니 각궁에게 도지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각각의 사람에게도 저마다 도지개와 같은 존재가 있지 않을까요? 삶의 목표를 향한 활시위가 탄탄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