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2월, 영국 TV쇼에서 앵커가 오래된 노트 한 권을 공개했습니다. 그 안에는 1939년 체코에서 영국으로 입양된 유대인 아이들의 자료가 들어 있었습니다. 노트의 주인은 객석에 있는 니컬러스 윈턴 경.
나치의 유대인 탄압이 한창일 때, 그는 체코의 한 난민캠프에서 부모 잃은 유대인 아이들이 비참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영국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입양시킬 곳을 찾고 비자를 발급하러 다녔습니다. 많은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며 아이들을 기차에 태워 안전한 가정으로 보내기를 여덟 차례. 그러나 아홉 번째 기차에 탈 예정이었던 250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죄책감으로 괴로웠던 그는 자신이 한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훗날, 그 일은 집 다락방에서 우연히 노트를 발견한 그의 아내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혹시 방청객 중에 니컬러스 윈턴 씨 덕분에 생명을 구한 분이 계신다면 일어나 주시겠어요?” 노트를 소개한 앵커가 말했습니다.
그러자 윈턴 경 주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섰습니다. 중년의 방청객들이 과거 자신이 구했던 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을 안 그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국의 쉰들러’라 불리는 니컬러스 윈턴 경. 당시 그가 살린 아이는 669명, 그들의 후손은 현재 6,000명이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