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의 해진 신발을 수선하러 갔던 오빠가 돌아오는 길에 그만 신발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신발을 잃은 여동생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말하면 혼나기만 할 뿐 당장 새 신발을 사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을 잘 아는 오빠는 자신의 운동화를 함께 신자고 말합니다. 동생은 오전반, 오빠는 오후반이기에 동생이 수업을 마치고 와서 신발을 벗어주면 오빠가 그것을 신고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여동생은 오빠에게 신발을 빨리 벗어주기 위해 달리고, 오빠는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달립니다.
그러다 어린이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오빠는 기를 쓰고 대회에 참가합니다. 3등에게 수여되는 상품이 운동화이기 때문입니다. 오빠의 목표는 오로지 3등. 그러나 뜻하지 않게 1등을 해버렸습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오빠는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함께 신던 낡은 운동화는 밑창이 다 찢어지고 구멍이 나서 더는 신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의 자전거에는 남매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 두 켤레가 나란히 실려 있었습니다.
영화 ‘천국의 아이들’의 줄거리입니다. 오직 동생에게 운동화를 마련해주기 위해 달렸던 오빠에게 1등의 영광은 소용없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형제 우애가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