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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지까지 무사히 가려면

호주 멜버른 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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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탈 때가 생각난다. 혼자 장시간 비행을 하고 경유도 2번이나 해야 해서 혹여 잘못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두려운 마음만큼 하나님께 매달려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경유지에 도착해서 잘 찾아갈 수 있게 인도해주세요. 제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도와주세요.’

자정이 넘은 어두운 밤이라 표지판도 잘 읽을 수 없었지만 무사히 러시아에 도착했다.

1년 후, 다시 러시아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지난번 경험이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게 웬일? 경유지에서 갑자기 비행기가 사라져 다음날 비행기가 뜬다는 것이다. 다행히 승무원이 묵는 숙소에 방을 얻긴 했지만, 38시간 동안이나 대기를 해야 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작년에 비행기를 탔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문득 하나님께 기도드리지 않고 스스로 잘 찾아갈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어떤 일이든 하나님께 먼저 구해야 하는데 내 능력에 의지해 사달이 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기도가 소홀해질 때마다 저는 그날을 떠올린다. 우리의 목적지인 천국까지 무사히 가려면 하나님의 도우심이 꼭 필요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