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맞아 오랜만에 시온 식구와 산에 올랐습니다. 얼마 전까지 눈이 많이 내려 산에 아직 눈이 남아 있었지만 이 정도 눈은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쌓인 눈이 얼어붙어서 빙판이 따로 없었습니다. 몇 걸음 내딛지 못하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저와는 달리, 함께 간 식구는 등산 장비 없이도 미끄러지지 않고 눈길을 잘 올라갔습니다. 이유는 튼튼한 신발 밑창에 있었습니다. 제 신발 밑창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평지를 걸을 때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눈길을 걸으려니 미끄러워서 한 걸음 내딛기도 고역이었습니다.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믿음의 여정이 미끄러운 눈길처럼 평탄하지 못하다면 나는 과연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편안한 일상에 젖어 믿음 점검을 게을리한다면 자그마한 시련에도 중심을 잃고 쉬 넘어지고 말 겁니다. 열심히 말씀 상고하고 기도하고 전도하라 하신 하늘 아버지의 간절하신 당부가 어떤 시련에도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믿음의 기초를 만들어주리라 믿습니다. 이제 남은 건 실천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