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거주 중이던 유대인 아돌포 카민스키(Adolfo Kaminsky)는 나치에 의해 악명 높은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구사일생으로 3개월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신분이 유대인인 이상 언제라도 다시 잡혀갈 수 있기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레지스탕스1를 통해 어렵게 얻은 위조 신분증 덕분에 그와 가족은 학살의 위험에서 벗어나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1. 레지스탕스: 저항(抵抗)을 뜻하는 프랑스어.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점령에 저항하여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일어난 지하운동 및 단체.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유대인을 살리는 데 뛰어들었습니다. 과거 염색 공장에서 일하며 습득한 잉크 제거 기술로 신분증과 출생증명서 등에 새겨진 유대계 이름을 지우고 새로운 신분으로 바꿔주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한번은 많은 분량의 작업을 3일 안에 끝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한 시간에 약 서른 건을 작업할 수 있었던 그는, ‘내가 1시간 잠들면 30명이 죽는다’는 생각으로 밤을 꼬박 새워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그런 그의 활약으로 1만 명이 넘는 유대인이 새 삶을 얻었습니다.
훗날, 카민스키는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자신에게 누군가의 앞날을 바꿀 기술이 있고, 미래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이바지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