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수 년 전, 하나님의 교회 성도가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이 신기하고 놀라워서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 아들은 물론 둘째 언니까지 시온으로 인도했습니다.
성경을 어느 정도 배우고 주위에서 저를 칭찬하는 말도 들려오자 나름대로 믿음이 생겼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육신의 모습으로 오신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진리를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 예고 없이 찾아온 시련은 삶의 의지마저 무너뜨렸습니다.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그동안 의지하던 사람들의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죽음을 떠올릴 때 거짓말처럼 시온 식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문득 하나님께서 하신 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식구에게 지금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한달음에 달려온 식구는 직장에 다니다 사랑니 치료 부작용으로 잠시 쉬게 되었다며 제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식구를 통해 오랜만에 시온 소식을 듣다 울컥해서 말했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시온에 데려가주세요.”
다음 날부터 시온에 가서 성경 말씀을 살폈습니다. 예전에 배운 내용이었지만 처음 듣는 것 같은 말씀들은 어찌나 재밌던지 꿀송이처럼 다디달게 느껴졌습니다. 매일같이 성경 공부를 이어가며 활기를 되찾아가던 중에 말레이시아 여행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그곳에 사는 오랜 지인을 만나기로 했던 건데 그 언니에게 진리를 알려주자는 계획을 추가하고 말레이시아로 떠났습니다.
언니는 말레이시아에서 20년간 개신교 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예배가 없는 평일에도 각종 교회 활동에 참여하며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언니에게 하나님의 교회 기사가 실린 책자를 보여주고 성경을 펼쳐 말씀을 전했습니다. 싫은 내색을 하던 언니는 서서히 관심을 보이더니 하루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진리가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는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언니의 마음이 열린 것을 느낀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언니를 위해 기도했고 틈틈이 진리 말씀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습니다. 제가 보내는 문자를 꼼꼼히 읽은 언니는 평생 이렇게 성경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다며 예수님의 새 이름으로 기도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뒤에는 며칠 휴가를 내서 한국에 오겠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한국에서 구원의 축복을 받고 싶다고요. 그렇게 마음먹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언니는 언제부터인지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언니의 바람은 한국에 나오기 전에 이루어졌습니다. 언니의 집에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시온이 있었던 것입니다. 즉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언니는 시온 식구들과 함께 안식일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좋아했습니다. 기쁜 소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시온에서는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지역에 시온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알고 보니 언니가 사는 곳이었습니다. 언니는 하늘 가족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집을 하우스처치로 만들겠다는 꿈을 벌써부터 품고 있습니다.
언니가 하나님 품으로 나오는 동안 저희 가족들도 하나둘 시온으로 돌아오고 하늘 가족이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가족 모임에서 교회 기사가 실린 월간지를 꺼내 보여주었더니 저 때문에 덩달아 시온을 떠났던 둘째 언니가 다시 교회에 나가느냐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언니는 부산에서 김해까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와 진리로 인도했고 함께 안식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 둘째 아들도 다시 하나님 안에서 믿음을 키워가는 중이고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축복입니다. 하늘에서 하나님을 배반하고 이 땅에서도 외면했던 지난 잘못을 다 용서하시고 가족들에게까지 구원의 은혜를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이 정말 이 땅에 오신 것 같아요. 아니, 하나님이 오셨어요!”
한 자매님에게 제가 했던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인생의 모습으로 오신 것은 오로지 자녀의 구원 때문이었습니다. 제 교만과 고집에 가려 그 사랑을 깨닫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회개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나님께서 부탁하신 사명을 이루고 싶습니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을 온 세상이 알게 하는 일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