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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갈 준비

한국 대전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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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합니다. 현장에서는 작업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한편에 관리자들이 근무할 가건물을 짓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가건물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가건물 안에 회사 관련 서류도 늘어가고, 필요한 개인 물품을 하나하나 가져다 놓으니 불편함은 거의 없어졌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갑자기, 가건물을 없애고 건축이 마무리되는 건물에 들어간다며 짐을 정리해 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사무실로 사용했던 곳은 임시 거처였지만 오래 생활하다 보니 계속 이곳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사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늘어난 서류와 짐이 부담스러웠고,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고민됐습니다. 가건물이 사라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전혀 준비하지 않았기에 이사가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무실 이전에 대해 고민하면서, 문득 이 땅에 살며 영원한 내 집인 천국에 가기 위한 준비를 잘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다음 주에 천국으로 이사 가자고 하신다면, 저는 준비한 게 없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할 것 같습니다.

이 땅은 가건물처럼 잠시 거쳐 가는 곳입니다. 누구나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위해 예비하신 우리 본향 천국에 가야 하건만, 천국 갈 준비는 하지 않고 이런저런 욕심이 담긴 짐만 가득 쌓은 듯해 가슴이 철렁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천국 집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준비하는 삶을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