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에 살던 78세 할머니가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몫까지 감당하며 홀로 3남 1녀를 키워온 세월이 자그마치 35년. 노모는 4남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라 정작 자신은 돌아볼 새 없었으련만 자식들이 있어 험한 세상 버틸 수 있었노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들에게 덕을 돌렸습니다. 고아한 시를 쓰듯, 수줍은 고백을 하듯, 자식들의 등을 어루만지듯 남몰래 써 내려간 노모의 짧은 유서는 그 어떤 명문(名文)도 비길 바가 못 될 듯합니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어미라 불러주고 /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보는 눈길에 참 행복했네 /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 험한 세상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 병들어 하나님 부르실 때 /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 고맙네 /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 큰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