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세렝게티 초원에 사는 동물들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갑니다. 초식동물은 좋은 시력과 달리기 실력을 무기 삼아 적의 공격을 피하고, 육식동물은 날카로운 이와 용맹함으로 승부합니다. 잡아먹히는 초식동물이 착한 것도,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를 뿐이지요.
육식동물은 자신의 사냥 실력을 뽐내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먹잇감을 잡으려는 욕심도 부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냥 실력이 뛰어나도 배가 고플 때에만 사냥에 나서고, 사냥한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면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떠납니다. 남은 고기는 ‘아프리카의 청소부’라 불리는 하이에나, 독수리, 까마귀에게 양보해야 하니까요. 초식동물 역시 많은 것을 누리려 하지 않습니다. 적의 위험과 강의 위험을 감수하며 무리 지어 이동한 결과로 얻는 것은 싱싱한 풀과 목을 축일 만한 물, 그것이면 족합니다.
약한 동물은 약한 대로 강한 동물은 강한 대로, 불만 없이 욕심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헤쳐 가는 그들의 세계에는 그 나름의 질서와 평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