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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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경기를 할 때 6명의 선수 중 한 사람은 다른 유니폼을 입습니다.

그는 ‘리베로’라 하는 수비전문 선수로, 교체가 자유로워 ‘자유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알고 보면 제약이 많습니다. 서브와 블로킹 금지, 상대 서브를 책임져야 하고, 강 스파이크를 받아내야 하며, 후방을 지키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요. 이런 특성 때문에 화려한 스파이크나 블로킹에 열광하는 관중과 득점에 주목하는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나 팀 내에서 리베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입니다.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팀이 안정되고 공격에 활기를 띨 수 있으니까요. 날아오는 공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몸을 던지다 보니 팔다리에 멍이 안 드는 곳이 없지만, 그것이 리베로의 사명이기에 몸에 생긴 상처는 곧 빛나는 훈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