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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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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이 열두 살 때의 일이다. 마케도니아 왕인 그의 아버지가 큰 값을 치르고 부케팔로스라는 명마를 사 시승하기 위해 아들과 신하를 데리고 마장으로 갔다.

그런데 말에 오르려 하면 말이 몸을 꼿꼿하게 하고는 요란스럽게 발길질을 해 누구도 시승을 할 수 없었다. 왕은 명마는커녕 순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라며 화를 냈다.

그때 왕자 알렉산더가 자신이 한번 시승을 해보겠다며 나섰다. 왕은 어린 아들의 말에 실소를 터뜨렸고 신하들도 비웃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가만히 말의 고삐를 잡고는 말의 위치를 돌려 태양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했다. 그러고는 말과 나란히 걸으며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랬더니 말이 다소곳해지는 것이었다. 알렉산더는 가볍에 뛰어올라 멋지게 시승을 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한 것이냐?”

놀란 아버지의 말에 알렉산더는 대답했다.

“말이 우리와 자신의 그림자 때문에 놀라 날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말의 위치를 돌려 태양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했던 것입니다.”

부왕은 알렉산더의 관찰력과 지혜에 놀라며 말했다.

“내 마케도니아는 네게 너무 작구나. 너는 스스로 너의 나라를 만들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