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에게 밥을 지어드린 날이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늦은 퇴근으로 점심 식사도 못한 아버지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에 얼른 쌀을 씻어 안쳤습니다.
“네 덕분에 한 끼 안 굶었네. 고마워.”
식사를 마친 아버지의 한마디에 뿌듯하면서도 문득 비교가 됐습니다.
‘나는 아버지 덕분에 몇 끼를 안 굶었을까?’
살아온 날을 세어보니 족히 2만 끼는 넘을 듯싶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큰 사랑과 정성 속에 자랐는지 새삼 깨달아졌습니다. 그런 사랑을 준 아버지가 제가 차려드린 한 끼 식사에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자녀에게 주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자녀가 행하는 작은 정성을 크게 여기는 것이 부모님의 사랑이구나 싶었습니다.
“우리의 크나큰 죄는 작게 여겨주시고 우리의 작은 정성을 크게 여겨주시는”
문득 새노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육의 부모님의 사랑도 이러할진대 하늘 부모님의 사랑은 얼마나 클까요. 자녀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어놓으셨건만 그 희생은 잊으시고 우리의 작은 정성에 기뻐하시며 칭찬해 주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