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를 맞아 시골에 내려갈 때였습니다. 도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혼잡해서 도로에 정차해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도착 예상 시간도 점점 늦어졌습니다. 도착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 주유는 기름이 거의 바닥났을 때 하기로 하고 몇 곳의 휴게소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내비게이션에서 마지막 휴게소라는 안내가 나왔을 때에도, 다른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곧바로 휴게소가 나오겠거니 하고는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연료 게이지가 한 칸 정도 남았을 때 휴게소를 검색해 보니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요. 마음이 조급해져서 국도에 있는 주유소에 들르려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도로가 꽉 막혀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대로 차가 멈춰 서는 건 아닌가 싶어 몹시 불안했습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가 풀렸고, 인근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운 뒤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기름을 넣을 수 있는 기회는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니 정작 기름을 채워야 할 순간에는 주유소가 없어서 가슴을 졸여야 했습니다.
믿음의 광야를 걷는 우리는 어떨까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성경, 진리 말씀을 접할 수 있는 만큼 그 어느 시대보다 믿음의 기름을 채우기 좋은 여건과 환경 속에 살고 있습니다. 쉬는 날도 없고 값없이 받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요. 오늘도 저는 영적 주유소에 들러 믿음의 기름을 넉넉히 채우고 천국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