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찾고 하나님 말씀을 가까이하면

필리핀 만달루용,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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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필리핀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필리핀 정부가 수도권에 최고 단계의 격리 조치를 내렸습니다. 수도권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바이블센터가 있는 바코오르 지역에도 앞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지요. 그래서인지 한창 믿음을 키우고 있는 티소 형제님·제인 자매님 부부는 하루빨리 가족들에게도 구원의 진리를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형제님과 자매님은, 바코오르 바이블센터에서 복음에 동역하고 있는 저희 부부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저희는 두 분이 사는 다스마리냐스로 서둘러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두 분의 아들딸과 자매님의 모친, 할머니가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깊고 오묘한 진리를 상고한 가족들은 겸허히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시온에 가서 새 생명의 축복을 받고 삼일 예배를 지키기로 이야기되면서 이틀 후를 기약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리는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다스마리냐스가 있는 카비테주(州)에도 격리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가슴속에 커다란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형제님과 자매님도 뜻하지 않게 약속이 미뤄져 자칫 낙심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하나님을 열심히 찾고 말씀을 더 가까이했습니다. 격리 조치가 시행된 두세 달 동안 가정에서 은혜롭게 온라인 예배를 드렸고, 매일 저녁에는 화상 전화로 성경 공부를 부탁했습니다. 하늘 아버지에 대해 공부할 때면 일점일획도 빠짐없이 이루어지는 예언들에 무척 놀라워했지요.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에 나갈 수 없어 수입이 끊겼음에도 “이전보다 더 많은 축복을 받았다”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2개월간 출근하지 못했던 형제님은 회사 대표의 요청으로 직원들 중 유일하게 출근하게 됐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형제님의 믿음은 하나님 은혜 속에 나날이 성장했습니다. 오순절 기도주간에는 형제님이 제게 “내일 새벽 일찍 일을 나가야 하는데 시간을 조금 앞당겨 예배드려도 되나요?”라고 묻기에 하나님의 규례는 어떠한 상황에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차분히 설명해드렸습니다. 다음 날 형제님에게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예배를 드리고 직장에 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순절 당일에는 회사 대표가 형제님에게 오전 9시에 출근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형제님은 그날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미리 업무를 처리하고, 예배 시간이 다가오자 양해를 구한 뒤 자리를 옮겨 제 시간에 온전히 예배를 드렸습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형제님의 모습에 회사 대표가 형제님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하니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정부는 순차적으로 격리 조치를 완화했습니다. 허가증 없이도 인근 도시에 갈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가장 먼저 형제님과 자매님에게 연락하니 가족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두 분의 가정을 다시 방문했을 때 자매님의 모친은 “예배와 유월절을 지키게 되길 진심으로 원한다. 성경도 열심히 봤다”면서 그동안 읽은 성경 말씀과, 딸 내외와 함께 진리 책자를 살핀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날 자매님의 모친은 사랑하는 손주들과 함께 그토록 바라던 하늘 가족이 되었습니다. 마침 두 분의 집에 모여 있던 다른 가족까지 15명이 다 같이 성경 말씀을 상고했고, 그 자리에서 제인 자매님의 남동생도 구원받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나아왔지요.

이번 일로 많은 감동을 받은 바코오르 바이블센터의 다른 식구들도 가족과 지인들에게 새 언약 진리를 전하겠다며 용기를 냈습니다. 격리 조치로 제약이 많이 따랐던 몇 달간 형제님과 자매님 부부를 보며 저 역시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구원의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언제든지 영의 양식을 나눠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말씀 배우기를 간절히 바라니까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하늘의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말씀의 양식을 풍족히 마련해주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제가 할 일은 생명의 진리를 형제자매들에게, 가족과 지인들에게,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부지런히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시대 하나님의 선지자가 가져야 할 믿음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