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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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 산간도로에 특별한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사람 이름을 따서 만든, ‘권춘섭 집 앞’ 정류장입니다.

1999년에 생긴 이 정류장의 이름은 원래 ‘권상철 집 앞’이었습니다. 투병 중인 아내가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멀리 떨어진 정류장을 오가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권상철 씨. 그는 버스 정류장을 추가로 설치해달라고 시청에 거듭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집에서 가까운 곳에 버스 정류장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문제는 정류장 이름이었습니다. 워낙 외진 산골이라 주변에 정류장 이름으로 삼을 만한 건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류장 이름은 ‘권상철 집 앞’으로 정해졌습니다.

세월이 흘러 권상철 씨는 세상을 떠났고, 마을 사람들은 그 집을 지키고 있는 장남 권춘섭 씨의 이름으로 정류장 명칭을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특정인의 이름을 딴 버스 정류장이 2대에 걸쳐 이어져온 것입니다.

아내를 위한 남편의 따뜻한 마음으로 세워진 버스 정류장. 아내가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