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형수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사형 판결은 났지만 형을 집행하지 않아 오래 복역 중인 사형수들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흉악범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댓글 창에는 쓸데없이 세금을 낭비한다는 비난의 글이 쇄도했고 형을 얼른 집행하라는 의견까지 달렸습니다. 저도 같은 의견이라 고개를 끄덕이다 멈칫했습니다.
‘나는 영적 사형수인데⋯. 내가 사형수의 입장과 다른 게 무엇인가?’
사람들은 사형수를 불쌍히 여기지 않습니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 항변하더라도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측은한 눈빛을 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의 대가를 치르라고 비난할 뿐입니다. 그만큼 그들의 죄가 중하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는 저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사형수입니다. 하늘에서 지은 죄의 대가로 사망을 면치 못하게 됐으니까요. 그런데도 내 죄는 잊은 채 의인인 양 타인을 정죄하려 들었고, 남들보다 덜 고생하며 호의호식하기를 원했습니다. 참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저를 사형 판결에 내어준다 할지라도 끝까지 제 편에 서서 변호해 주실 분이 계십니다. 바로 하늘 아버지 어머니십니다.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용서받지 못할 사망 죄를 용서받았으니 제가 어찌 다시 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요. 내 죄를 씻기신 하나님 보혈이 헛되지 않도록 죄의 습성은 모두 버리고 온전한 회개에 이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