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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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무와 풀이 살아 숨 쉬는 숲. 숲은 단지 나무가 모여 있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는 눈도, 말하는 입도 없지만 나무들은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도우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삼림학자 수잔 시마드(Suzanne Simard)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자작나무 묘목에 비닐을 씌워 탄소를 주입한 뒤, 다른 나무에도 전달되는지 실험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자작나무 옆에 있는 전나무 묘목에서도 탄소가 측정되었습니다. 자작나무는 전나무에게 어떻게 탄소를 전달한 것일까요?

비밀은 땅속에 있었습니다. 숲의 지하에는 균근1으로 거대한 연결망이 조성되어 있어 나무들끼리 서로 영양분과 화학물질, 수분, 해충에 대한 방어 신호 등을 교환합니다. 연결망의 중심이 되는 나무는 하층에서 햇빛을 많이 보지 못하는 어린 나무들에게 필요한 물질을 나눠주며 보살피지요. 크고 건강한 나무의 경우, 한 그루에 수백 그루의 나무가 균근망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1. 식물의 뿌리와 균류(곰팡이, 버섯류 등)가 긴밀하게 결합하여 공생하는 상태.

나무는 이렇게 조용한 화합을 이루며, 어린 나무의 생존율을 높이고 숲 전체를 울창하고 건강하게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