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장군 정관읍에서 거리정화운동이 있었습니다. 정화활동이 예정된 전날, 밤부터 비가 내리더니 당일 아침까지 그칠 줄 몰랐습니다. 궂은 날씨가 내심 걱정됐는데 다행히 9시가 넘도록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어느새 멈추고 햇살이 비추었습니다.

정화활동이 시작되고 식구들은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후미진 곳이나 건물 사이에 있는 쓰레기뿐 아니라 나무를 뒤덮은 잡초, 하수구의 오물까지 거침없이 치워나갔습니다. 대 빗자루, 집게, 쓰레기봉투 등 저마다 도구를 손에 쥐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식구들의 모습은 한 몸 그 자체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날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이날 정말 많은 쓰레기가 수거됐습니다. 옷과 신발은 더러워졌지만 덕분에 잡초가 무성하던 나무는 다시 숨을 쉬고, 쓰레기로 막혀 있던 곳에 새로운 길이 났습니다. 청소를 마친 지역을 둘러본 읍사무소 직원들은 “여기서 잠을 자도 되겠다”며 감탄했습니다.
처음 거리정화활동에 참여했던 한 식구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진심 어린 봉사를 실천하는 식구들의 모습에 감동했고 자신도 함께한 것이 자랑스러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청소 구역 주변의 상가 사장님은 감사의 표시로 식구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의 아이스크림을 내주셨습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며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식구들의 모습에서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되새겨보았습니다. 3퍼센트의 적은 소금이 바다를 정화시키듯 우리의 작은 봉사가 모여서 세계를 정화시키는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겠지요. 오늘도 큰 일을 해낸 식구들의 환한 미소가 참 예뻐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