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평생 한 번 보기 힘들다는 꽃이 있다. 고구마 꽃이다. 백 년에 한 번 꽃이 피기 때문에 백 년을 살지 못하면 일생에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데, 최근 들어 나팔꽃처럼 생긴 연보라색 고구마 꽃을 본 사람이 많다. 중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아열대식물이라 온대성 기후대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피우기 힘들다. 그런데 몇 해 전, 여름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기저기에서 고구마 꽃이 핀 것이다.
고구마 꽃이 이상 기후의 증거 같아 마냥 신기하게만 볼 수는 없어도, 꽃이 조건만 충족되면 필 수 있다는 깨달음은 넉넉하게 준다. 식물이 싹을 내고 꽃을 피우기까지는 온도, 수분, 빛, 양분 등 여러 조건이 들어맞아야 한다. 어떤 식물은 그렇게 되기까지 몇 세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종려나무 씨앗이 이천 년 만에 잎을 피우기도 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언젠가 다 결실한다. 다만 환경과 조건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복음의 꽃이 피길 바란다면 포기하지 말라. 아직 채워야 할 뭔가가 남아 있어 그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