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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히로시마로 연합단기선교를 가서 한 재일교포 청년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오사카로 돌아와서도 좋은 풍경을 찍었을 때나 성경 웨비나가 있을 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연락을 이어갔습니다. 매년 명절에도 인사말을 보냈습니다.
작년 겨울, 청년과 히로시마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출발하기 전, 연합단기선교 당시 함께했던 집사님이 최근 히로시마 시온으로 갔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이 청년을 구원으로 인도하실 길을 이미 열어주셨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만나기로 한 당일, 7년이나 못 봐 얼굴을 잊어버렸으면 어쩌지 싶었습니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저희는 멀리서부터 서로를 알아보고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그간 쌓인 얘기가 많아 점심 식사를 하며 한참을 대화하던 중 히로시마 시온에 있는 집사님이 떠올랐습니다. 집사님을 만나러 가자고 하니 청년은 자신이 가도 되냐며 어색해했습니다. “나도 그때 이후로 처음 보는 거라 많이 긴장된다”며 같이 가주면 고맙겠다고 하자 동행해 주었습니다.
시온에 도착해 7년 만에 셋이 마주하니 마음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이 일었습니다. 간만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회포를 풀다 대화 주제가 성경으로 흘렀습니다. 청년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은 믿기 어렵다며 성경과 하나님의 존재를 단호히 부인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지만 성경이 믿을 만한 책이며 하나님께서 존재하신다는 확실한 증거를 꼭 보여주고 싶어 당회장님과 함께 진리를 계속 전했습니다. 그러기를 한참, 오늘은 이만하고 가야 하나 싶을 즈음 청년의 표정이 진지해졌습니다. 진리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니 이전에 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금까지 가슴속에 간직해 온 우리 식구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히로시마 시온 식구들 모두 마음을 모아 청년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축복 받길 권했습니다. 오랜 시간 말씀을 살폈음에도 청년은 지친 기색 없이 기쁘게 진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자매님을 구원의 길로 인도해 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히로시마에 몇 번이나 단기선교를 갔고 그때 찾은 식구들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시온이 없어 새 성도들이 믿음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전 히로시마에도 시온이 건설되었고, 이미 자매님과 안면이 있는 집사님이 그곳으로 가게 된 것은 자매님이 믿음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과 시점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하나님의 계획이라 믿습니다.
저는 그저 문자메시지를 꾸준히 보냈을 뿐입니다. 7년간 한 영혼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보살피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기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는 길, 예정보다 귀가 시간이 늦어졌지만 어머니께서 함께하시니 매우 행복했습니다. 마치 천국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항상 축복하시고 손을 놓지 않으시는 것처럼, 저도 혹여 잊어버린 영혼은 없는지 항상 돌아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부지런히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