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구한 직장에서 새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며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이곳에서 진리를 사모하는 영혼을 꼭 만나게 해주시기를요. 이직한 곳은 저를 포함해 여직원이 세 명인 작은 회사였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저와 나이가 비슷한 데다 업무도 같아 금세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가까워진 동료가 하늘 가족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교회에 다닌다”, “예배일인 일곱째 날은 토요일이다” 하며 성경과 교회에 대해 지나가듯 말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루는 동료와 함께 퇴근하다 용기를 내 부탁했습니다. 오늘처럼 같이 퇴근하는 날이면 성경에 관한 발표를 들어달라고요. 이후 동료는 한두 주제씩 성경 말씀을 잘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불규칙해지면서 꾸준히 말씀을 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사이 회사 생활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직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궂은일이 꽤 있었고, 업무량도 많아지면서 야근이 점점 늘었습니다. 평소 귀찮은 일에도 선뜻 자원하고는 했지만 피로가 잔뜩 쌓여 지치고 무기력해질 때면 괜한 불평불만이 마음속 틈을 비집고 자라났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며 선한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도 부족할 텐데, 맡겨진 일조차 버거워하는 제 자신이 한없이 답답했습니다. 거기에다 동료에게 말씀을 꾸준히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대속죄일 기도주간,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눈물로써 회개 기도를 올렸습니다.
‘어떤 일이든 기쁜 마음으로 임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나아가 직장에서 한 영혼을 하나님 품으로 인도하는 듬직한 자녀가 되게 해주소서!’
근무한 지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동료를 꼭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 싶어 초막절 대회 끝 날 교회에 초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동료 집에서 시온까지는 2시간이나 걸리는데 멀어서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한 영혼을 아끼시고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료와 함께 시온에 간 날, 재림 예수님과 영혼 세계에 관한 성경 말씀을 살피고 하나님 자녀가 되는 축복을 권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동료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시간이 흘러 12월에 직장과 가까운 시온으로 동료를 다시 초대했습니다. 성경 속 ‘무화과나무의 비유’의 예언을 따라 등장하시는 재림 예수님과, 그분이 세워주시는 새 언약 유월절에 대해 설명했지요. 애타는 심정으로 진리를 전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동료의 마음 문을 활짝 열어주셨나 봅니다. 동료는 유월절 날짜와 지키는 방법을 묻더니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마음의 준비가 됐어.”
그리고 가족들도 함께 축복받았으면 좋겠다며 순한 양처럼 예식에 참여했습니다.
새 직장에서 보낸 1년 동안 몸도 지치고 마음에도 여유가 없어 혼자 머리를 싸매거나 몰래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하나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연단의 과정이었습니다. 동료가 하나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놀라운 순간, 저 역시 하나님 보시기에 장성한 자녀로 변화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된 듯했으니까요. 영적으로 새 출발을 한 동료 자매님과 함께 저도 눈앞의 어려움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디려 합니다. 자매님과 저 모두 맡겨진 일은 거뜬히 해내며 선한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