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함께 말씀을 전하러 나간 날이었습니다. 길을 지나는 아주머니에게 성경에 증거된 어머니 하나님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하자 별로 내켜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내용이라며 다시 한 번 부탁 드리니 그제야 가던 길을 멈췄습니다.
성경을 펼치는 순간 아주머니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 생명수를 주시는 성령과 신부를 보고, 저희가 설명하기도 전에 “생명수를 주시는 신부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신부가 하늘 예루살렘이라고 알려드리자마자 “그러면 하늘 예루살렘은 누구냐”며 제가 해야 할 질문을 먼저 하기도 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아주머니는 계속 저보다 먼저 질문하고 어느 때는 답을 알려드리기도 전에 맞혔습니다. 아주머니는 말씀을 듣다 놀라고, 저희는 아주머니의 반응에 놀라다가 나중에야 영문을 알게 됐습니다.
몇 년 전 진리 말씀을 들은 경험이 있던 아주머니는 그때 당시에는 마음에 와닿지 않아 그냥 지나쳤다고 합니다. 한참이 지나 두 번째로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고요. 아주머니는 오늘 자신과 마주친 동양인 부부를 보고 ‘아, 또 만나는구나’ 싶었답니다. 그래서 거절하려고 했지만 저희 눈빛이 너무 간절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웬일인지 이번에는 완벽하게 이해가 가고 ‘하늘 어머니’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며 신기해하던 아주머니는 말씀을 더 알아보길 원했습니다. 다음 날부터 매일 성경 공부가 이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복음을 전하면서 만난 이들 중에 아주머니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분은 없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영혼 문제를 공부하고 자신이 천사였다는 사실에 기뻐하는가 하면, 하늘에서 하나님을 대적한 죄를 지었다는 것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재림 예수님께서 시온에 오셔서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받을 만한 믿음으로 세워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살피던 아주머니가 서글픈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어느 정도 진정되자 저는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조심스럽게 여쭈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하나님의 뜻을 잘 따르고 있다고, 하나님과 가까이 있다고 믿었어요. 구원을 확신했죠. 그런데 내 생각대로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구원받을 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 하나님께 너무 죄송해요.”
얼마 뒤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아주머니는 침례식을 마치고 얼굴을 수건에 묻은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감사의 눈물이 자매님의 얼굴을 적셨습니다.
사실 자매님은 저희를 처음 만난 날부터 진리를 훼방하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확실히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니, 천생 하나님의 자녀였습니다.
자매님을 만나고 나서 하나님께서 왜 가르치는 사명을 주셨는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을 받았으면서도 그 가치를 잊고 살 때가 많았습니다. 소중한 보물을 가졌으면서도 귀한 줄 모르는 어리석은 자녀를 깨우쳐주시려 하나님께서 진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분을 만나게 해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지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