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를 두른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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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 사는 한 남성이 정년 퇴임을 앞두고 퇴직한 뒤 요리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젊은 사람들 틈에서 채소 다듬는 법, 칼질하는 법부터 배우기 시작해 1년 과정을 성실히 수료하여 조리사 자격증을 땄지요. 그러고는 작은 음식점을 차렸습니다.

주방장으로서 제2인생의 막을 연 그는 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입니다. 36년간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맡아 심리해 오던 법관이 통상적인 수순인 법률사무소가 아닌 음식점을 연 까닭은 무엇일까요?

“재판하며 남을 정죄하고 벌을 줄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여생은 사람들에게 기쁨 주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정성껏 만든 음식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노라면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육체적으로도 고되지만, 그는 그런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잘하는 일로 행복을 얻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로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사회적 지위가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