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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옷 정리 좀 해야겠네.”
다음 날 입을 옷을 고르려고 옷장을 열었는데 옷들이 서로 엉켜 엉망이었다. 이삿날이 가까워서 정리를 미뤘더니 옷장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그래, 정리하자!”
심호흡을 하고 옷장의 옷들을 모두 꺼냈다. 평소 입을 옷이 없다고 했더니만 꺼내놓으니 옷이 산더미였다.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뒤엉킨 옷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이 옷이 여기 있었네.’
안 입은 지 오래된 옷들을 발견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다. 당시에는 잘 입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버리지 못하고 계속 넣어두었는데 지금 보니 스타일도 촌스럽고 색도 바래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당장 입을 옷은 옷걸이에 걸고 철 지난 옷은 계절별로 나눠 박스에 차곡차곡 개어 넣었다. 깔끔해진 옷장을 보니 이제는 옷을 찾느라 정신없이 뒤질 일은 없겠다 싶어 속이 다 후련했다.
버릴 옷을 내놓으며 나의 영적 옷장은 어떨지 살짝 걱정스러웠다. 원망의 옷, 시기·질투의 옷, 불평불만의 옷들이 뒤엉켜 있지는 않은지⋯. 입지 않을 옷들은 과감하게 다 내버리고 행복의 옷, 사랑의 옷, 감사의 옷들만 남겨야겠다. 천국에 어울리는 멋진 옷을 근사하게 갖춰 입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