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상에는 대략 35만여 종의 식물이 존재하는데 그중 사람이 재배해서 식용하고 있는 것은 약 3천여 종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식물은 전체의 1%도 안 되는 셈이지요.
풀들도 제각기 이름과 나름의 특성이 있지만 알지 못할 때에는 그저 잡초로 치부해버리기 쉽습니다. 사전적으로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 농작물 따위의 다른 작물이 자라는 데 해가 되는 식물’을 뜻하는 잡초.
그러나 한련초, 쇠비름, 어성초, 냉이 등 숨은 효능이 발견되면서 과거 천덕꾸러기 잡초 신세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몸으로 탈바꿈하는 식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잡초를 ‘아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로 정의하기도 하지요.
가치를 몰라 불필요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비단 식물 세계에만 있는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하찮게 느껴지는 작은 곤충도 알고 보면 생태계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평소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던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눈부신 활약을 펼치기도 합니다.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숨은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넓혀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