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시어머니와 공손한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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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깐깐하고 냉철하기로 소문난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들였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정반대로 털털하고 덤벙대는 성격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그 집 며느리는 호시절 다 갔다”고 수군거리며 며느리가 시어머니 밑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예상대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초반에 길들이기 위해 시집살이를 호되게 시켰습니다. 작은 실수에 불호령을 내리기도 하고,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느냐’며 생트집을 잡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며느리는 “제가 조신하지 못해서 실수를 많이 해요. 꼼꼼하고 세심하신 어머님을 만나 정말 다행이에요”, “친정에서 배웠다고 해도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제대로 못 하는 것이 있으면 계속 꾸짖으시고 가르쳐주세요” 하며 공손히 응대했습니다.

매번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낮추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얼마 못 가 “앞으로 집안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며 곳간 열쇠를 맡겼습니다. 곳간 열쇠를 물려받은 며느리는 작은 일도 시어머니께 여쭈어가며 세심하게 집안일을 이끌어갔습니다. 깐깐하고 냉철해 주위 사람들이 어려워하던 시어머니도 점점 덕스럽게 변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