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절이 다가올 즈음부터 믿음 생활에 열의를 가지게 된 자매님이 있습니다. 자매님은 전도에도 즐겁게 나서서 옆에 있는 사람까지 저절로 힘이 나게 만들었습니다.
자매님과 함께 한 청년에게 유월절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시 만나 시온에 와 하나님의 교회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진리 말씀을 배운 청년은 이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후 말씀의 꼴을 달게 먹으며 곧바로 찾아온 신앙의 위기도 잘 극복해냈습니다.
새 식구가 시온 안에서 서서히 믿음을 키워가는 과정을 지켜보던 저와 자매님은, 그 식구를 위해 같이 기도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느라 거의 붙어 있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식구들을 제 관점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런 모습은 생활 습관에도 배어 있었습니다.
걸음이 빠른 편인 저는 바쁘지 않아도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앞서 걷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길도 모르면서 빨리 걷다 엉뚱한 곳으로 가, 뒤늦게 방향을 물어본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가족이나 친구들과 걸을 때면 항상 제일 앞서 걷는 사람이 저였습니다. 뒤처진 엄마나 동생,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부르면 어쩔 수 없이 멈춰서 기다리면서 속으로 ‘왜 저렇게 천천히 걷는지 모르겠네’ 하며 답답해했습니다. 저는 복음 안에서도 식구들과 함께하기보다 혼자 복받으려고 아등바등했습니다.
자매님과 복음의 길을 같이 걷는 동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함께하면 잘된다. 함께하면 쉽다” 하신 어머니 말씀처럼 자매님과 한마음으로 연합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 더 잘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함께하는 식구들이 제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도 알았습니다. 주저하며 망설이다 용기 내어 말씀을 전할 때, 스스로 부족하게 여기고 겸손히 말씀을 살필 때, 옆에서 든든한 복음의 동역자가 되어줄 때 얼마나 가슴이 벅차던지요.
식구들과 함께 기도하고, 함께 땀 흘리며 걷는 복음의 길이 참 행복합니다. 형제자매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의 깊은 뜻을 조금은 알 듯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멀리 가기는 힘듭니다. 지치기 쉽고, 다시 힘을 얻기도 어렵지요. 아버지 어머니께서 이끄시는 하늘 본향 가는 길을,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 사랑하는 형제자매의 손을 꼭 붙잡고 서로 위로하고 힘이 되어주며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