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장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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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the gap마인드 더 갭은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틈을 조심하라는 의미로, 한때 런던의 전철역에서는 한 무명 배우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Mind the gap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안내방송은 점차 교체되기 시작했고, 2012년 11월에는 그의 목소리가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었던 임뱅크먼트Embankment 역마저 새로운 안내방송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곳에서 그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임뱅크먼트 전철역에는 매일같이 찾아와 전철은 타지 않고 승강장에 가만히 앉아 있다 돌아가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전철역을 찾는 이유는 2007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할머니는 바로, 안내방송을 녹음한 배우의 아내였습니다. 안내방송의 교체로 더 이상 남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자 할머니는 깊이 상심했고, 그 사연을 접한 런던교통국이 안내방송을 다시 원래대로 돌이킨 것입니다.

바삐 오가는 인파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안내방송 한마디가, 할머니에게는 남편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이자 행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