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부터 우리 가정 지키기!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는 스마트폰.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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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 씨는 아침에 스마트폰 알람에 눈을 떠서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읽고, 스마트폰으로 일기예보를 본다. 점심시간이 되면 스마트폰으로 근처 맛집을 찾아가 식사를 하고, 여유 시간에는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물건을 산다.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지인들의 안부를 살피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으로 지인들과 소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퇴근 후에는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거나 관심 분야의 정보를 살피고, 휴일에는 스마트폰으로 명소를 찾아 스마트폰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난다.

비단 김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3.8%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불과 5~6년 사이 80%를 뛰어넘었다. 유선전화 없는 사람은 있어도 스마트폰 없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스마트폰은 빠른 시간 내 우리 생활 속 깊이 파고들어 어느새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일까, 이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스마트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잠시라도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거나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속에 흥밋거리가 가득하다 보니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버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그나마 양호한 편, 길을 걸을 때에도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러한 세태에, 일부에서는 사람이 스마트폰의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되었다며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문제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앗아가는 것들

어느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으로 나타났다. 먹고, 잠자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두고 니코틴, 알코올 중독과 같이 질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중독이라는 것은 무언가에 빠져 헤어나기 힘든 상태를 가리키는데, 스마트폰 역시 그런 양상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여느 중독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부작용, 사회문제, 가정파탄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도 잘못 쓰면 독이요, 소중한 것을 잃게 한다. 스마트폰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때 잃게 되는 것들을 살펴보자.

① 가정의 행복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3시간인 데 반해, 가족 간 대화 시간은 고작 30분.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대화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없다. 스마트폰은 대화 단절의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당에 가면 각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가족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족이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눈을 맞추며 대화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 이쯤 되면 스마트폰은 더 이상 필수품이 아닌 유해품이다.

② 기억력

휴대폰이 생기기 전에는 전화번호 열 개쯤은 거뜬히 외웠다. 그러나 요즘은 가족의 전화번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어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스마트폰 검색 한번으로 해결되기에 정보를 뇌에 저장해둘 필요도 없다. 뇌가 할 일을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으니 뇌의 활동이 줄어들어 인간의 기억력은 감퇴하고 있는 실정.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치매’라 한다.

자주 오가는 길도 내비게이션에 의지해야 하고, 간단한 암산도 처리하지 못해 계산기를 써야 하거나, 가까운 사람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어제 먹었던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디지털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디지털치매는 단순한 건망증에 그치지 않고 뇌 기능을 약화시켜 통제력 상실, 결정 장애, 언어 능력 저하, 스트레스 등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③ 건강

성인의 경우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약 5kg의 무게가 가해진다. 30도를 숙이면 18kg, 45도를 숙일 땐 22kg의 부담을 준다. 스마트폰을 보려면 고개를 앞으로 숙여야 하고 그런 상태로 장시간 있으면 목뼈가 변형되어 거북목 혹은 일자목이 된다. 당연히 통증도 찾아온다. 심하면 목 디스크로 이어져 두통, 수면장애, 피로감에 시달릴 수 있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 가까이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시력을 저하시키고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운전 중 혹은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물에 빠져 사망한 사례, 주행 중 도로를 벗어나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건강뿐 아니라 생명마저 위협한다.

④ 황금 같은 시간

스마트폰에 몰입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눈 깜짝할 사이 한두 시간 흘러가버리는 건 예사다. 그러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놓치거나 다음날로 미루게 된다. 혹자는 스마트폰을 ‘시간도둑’이라 했다. 그야말로 황금 같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속수무책으로 도둑맞고 마는 것이다. 사실 스마트폰을 통해 자기계발을 꾀한다거나 유익한 시간을 보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휴대성이 높아 언제라도 사용 가능하다는 스마트폰의 장점은 일시적 흥미 유발, 휘발성 정보로 자투리 시간을 넘어 중요한 시간까지 허비하게 만든다.

스마트폰, 스마트하게 사용하기

변화무쌍한 디지털 시대, 편의성과 합리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스마트폰을 무작정 멀리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마트폰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대안은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을 필요한 물건으로 여기되 그것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아야 한다. 스마트폰에 많은 기능들이 있지만 모든 일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가령, 메모를 해야 할 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기보다는 수첩과 펜을 이용하고, 스마트폰 게임 대신 가족과 함께 탁구나 배드민턴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손만 까딱하면 되는 게임은 건강을 해치지만 실제로 몸을 움직이고 땀을 내는 운동은 육체적 ∙ 정신적으로 유익하다.

E-Book 대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인터넷 기사를 보는 대신 활자 신문을 읽어보라. 종이의 감촉을 느끼며 읽어 내려가는 활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픽셀의 조합으로 된 문자보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시간이나 날짜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기보다 달력이나 시계를 보자. 빠르고 편한 것에 익숙해져 있어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때때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끼는 것이 정서적으로도 좋다.

딱히 할 일이 없으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찾게 되니, 하루하루 할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접촉할 기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독을 예방하는 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사용하는 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하는 동안 뇌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는다. 뇌도 일을 한 뒤 쉬어주어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새로운 저장 공간을 만드는 등 재정비를 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신적인 피로를 느끼게 된다. 현대인들이 많이 겪는 만성 피로의 원인은 육체적 피로가 아닌 정신적 피로에서 기인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려면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편한 것만 쫓아가면 작은 불편도 견디지 못하게 되고 인내심도 줄어든다. 정말 필요한 기능만,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스마트폰을 켜자.

어느 영화 시사회장에서 찍힌 한 할머니의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유명 배우가 등장하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 틈에서, 할머니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배우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배우를 스마트폰에 담기 바빠 생생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사람들. SNS, 블로그, 게임, 메신저… 온라인 삶을 사느라 진짜 삶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을까. 곁에 있는 가족의 눈을 보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그 말에 귀 기울이는 소중한 삶. 그 진짜 삶을 스마트폰에 빼앗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