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줄까

한국 대전 여인원

조회 5,833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깬 다섯 살 딸아이가 눈을 비비며 다가왔습니다.

“아빠! 회사 가는 거야?”

“응, 아빠 회사 가려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딸아이에게 저는 서랍 속에 있던 작은 비스킷을 내밀었습니다.

“윤지야! 아침 먹고 나서 이 과자 먹어.”

“아빠가 나한테 주는 거야?”

“그래. 윤지 밥 잘 먹고, 과자도 먹으라고.”

딸아이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나는 아빠한테 무엇을 줄까? 음⋯ 이 과자 하나 남겨줄까?”

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야, 윤지 다 먹어. 아빤 괜찮아. 회사 다녀올게!”

아직 어린아이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법도 한데, 작은 비스킷 하나에 자신도 뭔가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특했습니다. 그날 출근길 내내 딸아이가 한 말이 자꾸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나는 아빠한테 무엇을 줄까?’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딸에게 무엇을 해줄까, 아내에게는 무엇을 해줄까?’ 하고 말입니다. 평소 딸아이와 많이 놀아주지도 못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났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돌아오면 편히 쉬려고만 했지, 아내를 도와줄 생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와 잘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며, 아내의 집안일도 틈틈이 거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문자적으로만 알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 실천하여 행복하고 즐거운 우리 집의 든든한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