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에 진입한 비행기가 천천히 움직이다가 제트엔진이 켜지는 순간 강력한 힘으로 질주한다. 시속 2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속도가 비행기 날개 위아래의 압력 차를 극대화하면서 양력(揚力, lift force)1을 일으킨다. 중력을 넘어설 만큼 커진 양력은 4백 톤이 넘는 육중한 기체를 하늘로 밀어 올린다. 미끄러지듯 떠오른 비행기는 하늘을 향해 순식간에 도약한다. 지상의 풍경이 멀어지고 하늘의 장관이 펼쳐지면서 비행기는 순항고도에 다다른다.
1. 중력에 반대되는 위쪽으로 작용하는 힘. 높은 압력에서 낮은 압력 쪽으로 생기며 비행기의 날개가 이 힘을 이용하여 비행기를 하늘에 띄운다.
비행기의 안전 운항은 적합한 기상 여건과 철저한 기체 정비, 최적의 활주로 상태가 전제돼야 한다. 특히 활주로 상황은 상당히 가변적이어서 이륙 직전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갑자기 비나 눈이 내려 활주로 노면의 마찰 계수2가 0.25 이하로 떨어지면 비행기 이착륙이 불허된다. 활주로 위에 떨어진 타이어 파편, 볼트, 돌, 나뭇가지 등의 작은 이물질도 안전 운항을 위협하는 요소다. 실제로 작은 이물질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00년 7월 25일, 프랑스 샤를드골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88초 만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활주로에 떨어진 40센티미터가량의 쇳조각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쇳조각을 밟은 비행기 타이어가 터지면서 파편이 연료 탱크를 강타했고 삽시간에 화재로 이어진 것이다.
2. 접촉하는 두 표면의 미끄러짐에 대한 저항을 나타내는 수치. 수치가 낮을수록 미끄러움을 나타낸다.
이처럼 활주로의 작은 이물질 하나가 심각한 위험을 일으키기 때문에 전 세계 공항에서는 활주로 이물질 제거에 총력을 기울인다. 정밀 레이더·광학카메라 등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전담 인력과 이물질 수거용 특수차량을 동원해 활주로를 수시로 살핀다.
천국을 향한 비상을 꿈꾸며 믿음의 활주로를 달리는 자녀들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온 힘을 다해 우리 믿음의 길을 정비하시며 슬픔의 골짜기를 돋우시고 고난의 산을 낮추어 평탄케 하신다. 인생의 시간을 언제나 앞질러 가시기에 그 수고와 사랑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께서 희생으로 닦으신 거룩한 대로를 우리는 오늘도 안전하게 달리고 있다. 이 길로만 나아가자. 세상 미련과 정욕의 중력을 넘어서는 확실한 믿음의 양력으로 힘차게 날아오를 그날까지.
“뜨거운 사막이 변하여 못이 될 것이며 메마른 땅이 변하여 원천이 될 것이며 시랑의 눕던 곳에 풀과 갈대와 부들이 날 것이며 거기 대로가 있어 그 길을 거룩한 길이라 일컫는 바 되리니 ⋯ 오직 구속함을 얻은 자만 그리로 행할 것이며 여호와의 속량함을 얻은 자들이 돌아오되 노래하며 시온에 이르러 그 머리 위에 영영한 희락을 띠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으리니 슬픔과 탄식이 달아나리로다” 사 35장 7~10절